마곡 현장

무더워 숨이 막혔던 21년 8월.

인테리어 공사업을 시작하고 3번째 마곡 현장.

민 사장님도 강우씨도 모두 본인들 현장으로 떠나고

오후3시쯤 나는 현장에 혼자 남겨졌다.

내일이 이사 들어노는 날이라 어떻게든 오늘 마무리를 해야했다.

싱크대 하수배관, 코킹 마무리, 타일에 묻어 있던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해야하는데…..

하는 방법을 몰랐다.

강우씨에게 유선으로 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작업을 했는데 이게 맞게 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경험이 없으니 강우씨와 하는 통화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들떠 있는 벽지도 보수하고 타일에 묻은 오염 물질도 닦으려면 주사기와 매직블럭이 필요했다.

차를 타고 사러 나갔다.

낯선 동네라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다.

오늘 꼭 마무리 해야 했고, 처음하는 일이고, 클라이언트는 너무너무 까칠했다.

작업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잔금을 안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었다.

길가에 주차를 해놓고 작업용품을 사서 차를 탔다.

차를 빼기 위해 후진을 하다가 뒷 범퍼로 다마스를 부딪쳤다.

그때는 다마스가 내 차를 부딪쳤는지, 내가 다마스를 부딪쳤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작업을 끝내고 오후 6시 정도 집으로 출발했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

평소에 차 막히는걸 너무 싫어 했지만 그날은 너무 행복했다.

정말 지옥 같았던 현장이 끝나는 날이었다.

집에 가면 와이프와 애들이 나를 반기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났다.

그렇게 막히는 도로 위에 있어도 행복했다.

  • 25년 2월13일 마곡 사이언스파크 오전 9시4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