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아이들, 어머니 모두 건강하고.
밤 새도록 이야기를 해도 즐거운 와이프가 있고.
성실하게 공부 해주고 바르게 커주는 우리 큰 딸이 있고.
멋지게 생기고 매너 좋고 매사 즐거운 우리 아들이 있고.
눈물나게 귀엽고 뭐든지 아는 척 박사 우리 막내 딸이 있고.
그래도 건강한 어머니가 있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내 인생.
2025년 4월22일 화요일 비오는 아침 마곡 사이언스 파크 W9동 9층 내 자리.
우리 부부, 아이들, 어머니 모두 건강하고.
밤 새도록 이야기를 해도 즐거운 와이프가 있고.
성실하게 공부 해주고 바르게 커주는 우리 큰 딸이 있고.
멋지게 생기고 매너 좋고 매사 즐거운 우리 아들이 있고.
눈물나게 귀엽고 뭐든지 아는 척 박사 우리 막내 딸이 있고.
그래도 건강한 어머니가 있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내 인생.
2025년 4월22일 화요일 비오는 아침 마곡 사이언스 파크 W9동 9층 내 자리.
이 블로그가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
매달 꼬박꼬박 유지 비용이 나가는데 계속 하는게 맞을까?
예전부터 항상 생각했었다.
어쩌다가 한번 와이프가 읽는 것을 제외하곤 보는 사람 없는 이 블로그.
DB 업데이트 하다가 날려먹는 17년 동안의 기록들도 그렇게 아쉽지 않았다. 보는 사람도 없으니까.
아이들과 와이프와 보냈던 소중한 시간들은 그래도 구글 포토에 모두 백업되어 있으니까. 더욱 아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와이프와 내가 늙고 아이들이 모두 어른이 되고….
내가 치매에 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나면….
아이들과 와이프가 이 블로그를 보면서, 아빠 인생과 아빠 생각을 알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내고 소리지르던 아빠가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구나.
우리 가족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우리는 잘 키우려고 노력했구나.
이런 아빠 생각을 조금이라도 알아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
꼭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DB 업데이트 하다가 날려먹은 17년을 아쉬워 하지 말고 새롭게 만들어가면 되는거니까.
-2025년4월21일 월요일 아침 7:33 회사에서 –
매주 월요일에는
누구나 다 월요병에 시달리겠지.
피곤하고 졸리고 회사 가기 싫고.
그런데 나는 육체적인 월요병보다
감정적 정서적인 월요병에 매주 시달린다.
와이프가 보고 싶도
애들이 보고 싶고
주말에 갔던 곳
주말에 먹었던 것
주말 아침 거실에 나와 있을 때
하나 둘 셋 각자 방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얼굴
방에서 나오면서 아빠에게 하는 첫 마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오는 와이프의 얼굴
내 사랑과 함께 한 소중한 순간들이 생각나
나는 매주 월요일 아침 월요병에 시달린다.
왜 이 지경이 되도록 회사를 경영을 했을까.
왜 그렇게 대출 받은 돈을 자기 돈 처럼 써버린걸까.
왜 주변에는 거지 새끼들만 잔득 있는 걸까.
왜 그렇게 귀가 얇을까.
너무 너무 원망스럽다.
매달 말 왜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
매달 왜 제조사 결제 금액은 부족해야 하나
휴.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원망스럽다.
그런데 희망 회로를 돌리며
여기저기 불나게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회사에 부족한 돈을
자기 돈으로 메꾸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생각을 좀 달리 가져야겠다.
원망하지 않고
응원해주고
같이 뛰어주고
니 옆에 형이 있다고 해줘야겠다.
사랑하는 내 동생.
2025년 3월 28일 금요일 오전 9시30분 재택근무 하는 날
딱 작년 이맘 때
회사 정리를 시작했다.
벌려 놓은 것들이 많다보니 정리하는대 2~3개월 정도 걸렸다.
내 삶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 24년 2월 3월 4월.
겨울을 막 벗어났지만 차가웠던 공기
건조하고 맑은 하늘
새벽에 파란 박명
그리고 얼마 안되는 사업자 통장들에 잔고
하나 하나 모두 기억나고 느껴져서 오늘도 많이 힘들다.
살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 때.
월요일 새벽부터 폭설이 온다고 했다.
월요일 자정 무렵에 와이프와 애들을 모두 깨웠다.
점심부터 마신 술이 거의 다 깼다.
이제 여기를 벗어 나야한다.
자는 아이들을 겨우 깨워 체크아웃을 했다.
와이프와 아이들을 로비에 두고 차를 가지러 갔다.
3시쯤부터 눈이 온다고 했었는데….
이미 폭설이 시작되어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경사가 높은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었는데 전날 오후에 입구 근처로 차를 내려놓기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에 짐을 싣고 아이들을 태워서 탈출을 시작했다.
생활연수원이 있는 온천 지역이 분지라 그곳을 빠져 나오려면 높은 언덕을 넘어야 하는데, 그곳도 이미 많은 눈이 쌓여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도로에 먼저 갔던 차량의 타이어 자국이 보였다.
눈이 점점 더 쌓이기 시작했지만 다른 차가 간 자국을 보니 어느 정도 희망이 보였다.
서행으로 조심 조심 언덕을 올라갔다.
여기서 탈출을 하려면 이 언덕을 넘지 않으면 안된다.
이 언덕을 넘지 못하면 여기에 바로 고립이다.
다음 날, 아이들 모두 개학이다.
모두가 긴장을 했다.
7살 막내도 많이 긴장 했는지, 평소에 조잘거리던 예쁜 입도 닫았다.
조심조심 언덕을 겨우 넘었다.
여행 오기 전 주에 올웨더 타이어로 교체하기 너무 잘했다.
중부내륙 문경 즈음에서 또 폭설이 왔다.
완전히 깊은 밤이라 제설 차량도 다니지 않았다.
운전을 몇 십년 했지만 이런 폭설은 처음이다.
그것도 내 가장 소중한 존재들을 태우고 폭설 속에서 위험 천만한 운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침 6시에 집에 도착했다.
차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아파트 차단기가 번호 인식 조차 못하는 상태로….
우리 모두 묘한 전우애가 생겼다.
출근한 아침, 애들과 와이프가 너무 보고 싶다.
맞아 맞아.
이렇게 채율이가 채움이를 안고 다녔드랬지.
맞아 맞아.
우리 아들이 이렇게 귀여웠었지.
맞아 맞아.
우리는 주말에 이렇게 다녔었지.
맞아 맞아.
이제 곧 주말이라 우리는 또 행복할꺼지.
무더워 숨이 막혔던 21년 8월.
인테리어 공사업을 시작하고 3번째 마곡 현장.
민 사장님도 강우씨도 모두 본인들 현장으로 떠나고
오후3시쯤 나는 현장에 혼자 남겨졌다.
내일이 이사 들어노는 날이라 어떻게든 오늘 마무리를 해야했다.
싱크대 하수배관, 코킹 마무리, 타일에 묻어 있던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해야하는데…..
하는 방법을 몰랐다.
강우씨에게 유선으로 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작업을 했는데 이게 맞게 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경험이 없으니 강우씨와 하는 통화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들떠 있는 벽지도 보수하고 타일에 묻은 오염 물질도 닦으려면 주사기와 매직블럭이 필요했다.
차를 타고 사러 나갔다.
낯선 동네라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다.
오늘 꼭 마무리 해야 했고, 처음하는 일이고, 클라이언트는 너무너무 까칠했다.
작업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잔금을 안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었다.
길가에 주차를 해놓고 작업용품을 사서 차를 탔다.
차를 빼기 위해 후진을 하다가 뒷 범퍼로 다마스를 부딪쳤다.
그때는 다마스가 내 차를 부딪쳤는지, 내가 다마스를 부딪쳤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작업을 끝내고 오후 6시 정도 집으로 출발했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
평소에 차 막히는걸 너무 싫어 했지만 그날은 너무 행복했다.
정말 지옥 같았던 현장이 끝나는 날이었다.
집에 가면 와이프와 애들이 나를 반기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났다.
그렇게 막히는 도로 위에 있어도 행복했다.
누나가 발코니에서 자전거 타는데 심심하다고 나와 있더 달라고 했더니 파카 입고 빵 모자 쓰고 나가서 책 보면서 같이 있어주는 매너남.
사춘기가 되더라도 이런 선행, 매너는 꼭 유지 했으면 좋겠다 정말 ㅠㅠ
오늘 새로운 사옥으로 이사를 했다.
주차부터 엘리베이터, 통로, 식당, 내 자리….
모든게 낯설었다.
동료들은 그대로에 사옥만 바뀐거라 긴장과 낯설움 보다는 기대가 더 컸었는데…
채율이나 채이는 새로운 학원을 갔을 때 낯선 건물에 낯선 사람들과 같이 다녀야 했을텐데, 얼마나 긴장되고 서글펐을까.
기특해.
안간다는 말 한번도 안하고 적응해서 다니는 것을 보면.
정말 정말 기특해. 내 새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