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맞아.
이렇게 채율이가 채움이를 안고 다녔드랬지.
맞아 맞아.
우리 아들이 이렇게 귀여웠었지.
맞아 맞아.
우리는 주말에 이렇게 다녔었지.
맞아 맞아.
이제 곧 주말이라 우리는 또 행복할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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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맞아.
이렇게 채율이가 채움이를 안고 다녔드랬지.
맞아 맞아.
우리 아들이 이렇게 귀여웠었지.
맞아 맞아.
우리는 주말에 이렇게 다녔었지.
맞아 맞아.
이제 곧 주말이라 우리는 또 행복할꺼지.
무더워 숨이 막혔던 21년 8월.
인테리어 공사업을 시작하고 3번째 마곡 현장.
민 사장님도 강우씨도 모두 본인들 현장으로 떠나고
오후3시쯤 나는 현장에 혼자 남겨졌다.
내일이 이사 들어노는 날이라 어떻게든 오늘 마무리를 해야했다.
싱크대 하수배관, 코킹 마무리, 타일에 묻어 있던 오염 물질 등을 제거해야하는데…..
하는 방법을 몰랐다.
강우씨에게 유선으로 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작업을 했는데 이게 맞게 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의문이 들었다.
경험이 없으니 강우씨와 하는 통화에 전적으로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들떠 있는 벽지도 보수하고 타일에 묻은 오염 물질도 닦으려면 주사기와 매직블럭이 필요했다.
차를 타고 사러 나갔다.
낯선 동네라 여기저기 헤매고 다녔다.
오늘 꼭 마무리 해야 했고, 처음하는 일이고, 클라이언트는 너무너무 까칠했다.
작업이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잔금을 안주겠다는 협박도 서슴치 않는 사람이었다.
길가에 주차를 해놓고 작업용품을 사서 차를 탔다.
차를 빼기 위해 후진을 하다가 뒷 범퍼로 다마스를 부딪쳤다.
그때는 다마스가 내 차를 부딪쳤는지, 내가 다마스를 부딪쳤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가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작업을 끝내고 오후 6시 정도 집으로 출발했다.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많이 막혔다.
평소에 차 막히는걸 너무 싫어 했지만 그날은 너무 행복했다.
정말 지옥 같았던 현장이 끝나는 날이었다.
집에 가면 와이프와 애들이 나를 반기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니 눈물이 계속 났다.
그렇게 막히는 도로 위에 있어도 행복했다.
누나가 발코니에서 자전거 타는데 심심하다고 나와 있더 달라고 했더니 파카 입고 빵 모자 쓰고 나가서 책 보면서 같이 있어주는 매너남.
사춘기가 되더라도 이런 선행, 매너는 꼭 유지 했으면 좋겠다 정말 ㅠㅠ
오늘 새로운 사옥으로 이사를 했다.
주차부터 엘리베이터, 통로, 식당, 내 자리….
모든게 낯설었다.
동료들은 그대로에 사옥만 바뀐거라 긴장과 낯설움 보다는 기대가 더 컸었는데…
채율이나 채이는 새로운 학원을 갔을 때 낯선 건물에 낯선 사람들과 같이 다녀야 했을텐데, 얼마나 긴장되고 서글펐을까.
기특해.
안간다는 말 한번도 안하고 적응해서 다니는 것을 보면.
정말 정말 기특해. 내 새끼들.
산타 할아버지에게 사달라고 하는 것이
피아노
그리고 아이폰 이란다.
6살짜리 꼬마 아가씨가 아이폰이 필요하단다.
얼마나 웃긴지 ㅋㅋㅋㅋㅋ
어머니 방에서 일을 하는데 채움이가 들어오더니.
“아빠 여기서 놀아도 돼?”
“어~ 우리 딸~~ 물론이지~~~”
“그럼 음악 꺼!”
“어어! 알았어.”
그러면서 음악 소리를 줄였다.
그런데 최진영에 영원이 흘러나와서 따라 불렀다.
그랬더니 뒤에서 놀고 있던 채움이가…
“아빠! 나 안오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말투 어디서 배운거냐 ㅋㅋㅋㅋㅋㅋ
내 새끼 내 분신 ㅋ
중간이라 아들이라 제일 많이 혼이 나던 채이에게 사랑을 쏟기로 한지 일주일.
결국 주말에 애들이랑 놀다 서아 팔목을 꺾었다는 이유로 혼이 났다.
주말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고 월요일 출근해서도 계속 후회가 된다.
훈육도 좋지만 그냥 사랑해주고 싶었는데….
내 새끼. 미안해.
프레디 머큐리 80년대 라이브 에이드를 같이 보던 채이가.
“이빨이 좀 큰거 같은데….”
아, 정말 그 말 듣고 배 터지는 줄 알았음.
조심스럽게 누구의 치아 크기에 대해서 평가하는 우리 아들.
니 눈에도 그 이빨은 커 보였구나.ㅋㅋㅋㅋㅋㅋ
너 용돈 얼마 받고 싶어?
어? 나 용돈 받아?
어. 맞아. 얼마나 필요할 것 같아?
음…. 천원! 일주일에 천원!
그거면 돼? 그걸로 뭐 하려고?
과자도 사먹고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그런 해로운거 사먹으라고 주는거 아닌데!
아.. 사실 그걸로 학용품 사려고 ㅋㅋㅋㅋ
학용품은 아빠가 사주잖아. 그럼 필요 용돈 없는거지?
아니아니아니! 사실 그걸로 저축하려고!
이런 저런 이유가 막 나온다 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엽다 내 아들.
일주일에 천원에 행복해 하는 얼굴.
뭔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첫번째 것이라 그런 것 같다.
이런 순수한 모습도 중고생이 되면서 없어지겠지만 아빠는 영원히 기억할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