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지

태평양에 숨은 ‘적도의 꽃’…‘누벨칼레도니’

푸켓과 발리 여행 이후에 휴양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신혼여행 가는 친구들에게도 어디가는지 꼬치꼬치 물어보게 됐고, 여행 잡지와 사이트를 찾아보면 환상의 여행지를 찾기도 한다.
오늘은 서핑 중에 찾은 휴양지 한곳을 포스팅 하려고 한다.
적도의 꽃, 누벨칼레도니~

[동아일보]
《천국행 티켓을 쥐고도 흥분과 감상이 없다면 목석에 불과할 터. 잿빛 콘크리트 숲 속에서 조각난 하늘마저 쳐다볼 여유 없이 사는 나 같은 도시민도 그 정도 감성은 있다. 천국행 티켓이란 다름 아닌 적도 아래 남태평양의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를 다녀오는 항공권이었다. 국적항공사인 에어칼린이 최근 인천과 수도 누메아를 잇는 직항노선에 취항한 덕분에 이 천국 섬이 우리와 좀 더 가까워진 것이다. 왜일까. 이 섬을 천국이라고 부르는 이유. 40년 쯤 전이다. 일본의 한 작가가 ‘천국에 가까운 섬’이라는 소설을 썼다. 그 배경이 이 섬이었다. 소설은 히트했고 이후 일본에서는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치솟았다. 지금도 매년 3만 명이나 찾을 만큼. 그렇다면 내게도, 한국인에게도 ‘천국’처럼 다가올까. 여행은 이런 의문 속에 준비됐다. 물론 천국 이상의 아름다움과 비경을 기대하면서.》

천국에 닿는 데는 아홉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행 중인 항공기의 창을 통해 내려다 본 섬 주변의 바다 풍경. 터키 빛깔의 청초한 라군(lagoon·초호·礁湖·산호로 둘러싸여 호수처럼 잔잔한 바다)이 눈길을 붙들었다. 통투타 공항에서 누메아까지는 자동차로 45분 거리. 누메아는 유럽인에게 ‘프렌치 리비에라’(모나코 왕국과 프랑스 휴양도시 칸 사이의 지중해 해안)로 불리는 누벨칼레도니의 수도다. 공항에서 만난 원주민 모습은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였다. 그 카나크(원주민을 칭하는 단어)의 모습이 여기가 멜라네시아임을 말해주었다. ‘멜라’는 그리스어로 ‘검다’는 뜻. 그리고 그들의 프랑스어에서 이곳이 프랑스령임을 확인했다.

○ 환상의 섬, 아메데

호텔에 짐을 풀고 천국을 찾아 나섰다. 그 1번지는 산호섬 아메데. 누메아에서 멀지 않은 이 섬은 신호가 밀가루처럼 곱게 가루 진 해변도 아름답지만 그보다는 1862년 나폴레옹 3세가 왕비의 생일에 맞춰 완공한 새하얀 등대 때문에 더 유명하다. 모젤 항을 출발한 쾌속선이 섬에 닿은 것은 45분 후. 나는 등대부터 찾았다. 높이 56m의 그 꼭대기에서라야 천국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을 듯해서다.

나선형 계단은 무려 247개나 됐다. 가쁘게 숨을 몰아쉬며 오른 등대 꼭대기.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산호바다 풍경에 숨이 턱하고 막혔다. 그렇구나, 천국의 풍경이란. 이토록 다양한 빛깔의 바다를 본 적이 있었을까, 이처럼 사랑스러운 바다 풍경을 만난 적이 있었을까. 처음 보는 환초와 그 환초에 갇힌 라군이 하늘과 어울려 빚어내는 이 환상적인 풍경에 나는 그만 감동하고 말았다.

아메데는 모투(Motu)라고 불리는 크고 작은 산호섬으로 이뤄진 리프(reef·환초·環礁)에 갇힌 형국인데 그 리프는 지구상에서 가장 길다(1600km). 리프 안쪽의 바다는 리프가 방파제 역할을 해서 호수처럼 잔잔하다. 그것을 라군이라고 부르는데 아메데 리프의 라군 역시 그 규모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방대(2만4000km²)하다. 그리고 올해 7월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됐다.

해변은 눈이 부실 만큼 하얗고 산호가루 모래로 뒤덮여 있었다. 그런 바다의 산호수중이라면 바닥에 유리창을 달아 배 안에서 물속을 감상하도록 만든 관광선을 타고 보는 것도 좋다. 산호와 열대어는 물론 머리에 빨판이 있는 파일럿피시 등 특별한 물고기도 볼 수 있다. 패키지 관광객에게는 과일과 생선요리, 스테이크가 두루 나오는 뷔페가 점심으로 제공된다.

○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섬, 일데팽

일데팽 역시 누벨칼레도니 여행길에 빼놓을 수 없는 섬이다. 일데팽은 프랑스어로 ‘소나무 섬’인데 원주민은 ‘쿠니에’(태양의 섬)라고 부른다. 온통 소나무로 뒤덮인 남국의 산호섬. 산악의 낙락장송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특이한 풍광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더더욱 호기심이 났다. 이 소나무는 아주 특별하다. 지구상에 있는 19종 소나무 가운데 오직 이 섬에만 있어서다. 그것도 13종이 모두 그렇다. 그러니 한 번도 본 적 없는 소나무일 터.

마젠타 공항에서 일데팽행 비행기를 탔다. 서남쪽으로 80km쯤(25분 소요) 거리였다. 섬은 아담(길이 18km, 너비 14km)했고 해변 풍광은 아메데를 능가했다. 야자수와 열대 침엽수가 함께 군락을 이룬 쿠토 만 해변은 밀가루 같은 산호 가루 모래밭이 4km나 펼쳐져 있다. 인근의 카누메라 만에서는 소나무 숲의 섬 풍광이 좋다. 드러난 모래톱으로 건너간 바위섬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일데팽에는 보물 같은 장소가 하나 있다. 마치 풀(pool)처럼 푹 파인 암반지형의 얕은 바다에 있는 내추럴 풀이다. 그런데 이 내추럴 풀로 이어진 길 또한 환상이다. 그 길은 키 큰 소나무가 늘어선 숲 사이로 마치 강처럼 흐르는 얕은 바다의 물가로 났고 풀은 그 끝에 있었다. 그 풀에 두 손을 담그자 열대어가 몰려들었다. 스노클링의 최적지였다.

○ 숲 속의 도시 누메아

히비스커스 꽃이 만발한 만(灣)을 따라, 모던풍의 건축물로 장식된 항구를 끼고 걷노라면 부드러운 무역풍이 살갗을 간질이는 곳. 거기가 누메아다. 이곳은 도시 전체가 거대한 숲이다. 사람들은 그 숲 속에 집을 짓고 길을 냈다. 그래서 도심을 제외하고는 집이 다닥다닥 붙은 모습을 보기 힘들다. 도로도 숲과 집 사이로 내다보니 대부분 꼬불꼬불하다.

누메아의 전망대 격인 우엥토로 언덕에 섰다. 그런 시내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커다란 대포 한 문이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태평양전쟁 때 것이다. 이어지는 몽베뉘스 언덕의 전망도 훌륭했다. 생조제프 성당의 두 첨탑, 모젤 항의 요트 무리가 그림처럼 다가왔다.

1번 버스(그린 라인)를 타면 시장으로 데려다준다. 그 시장은 바다를 등진 육각지붕 건물이다. 오전 10시에 파하는 새벽시장이다. 규모는 크지는 않아도 볼 것은 많았다. 신선한 야채나 과일, 어패류가 주종이었다. 카페 주변에서는 공연도 보고(무료) 선물도 산다. 개장은 매일 오전 5시.

치바우(Tjibaou) 문화센터도 멋진 곳이었다. 소나무를 형상화한 독특한 외관은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의 설계로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던 건물. 극장 외에도 카나크 원주민과 남태평양 멜라네시안 문화를 보여주는 조각, 회화, 공예품을 보여주는 전시실이 있다.

○ 태고의 자연을 담은 그레이트 사우스

누메아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그레이트 사우스는 아열대 식물이 우거진 거대한 자연보호 지구다. 그리고 운이 좋으면 이 섬의 텃새인 카구도 만난다. 날개가 퇴화해 멸종 위기에 놓였다가 보호를 받고 있는데 현재 600여 마리가 방사돼 있다고 한다.

숲 속에는 지구 최고령 나무가 있었다. 아로카리아라는 나무다. 수백 년 된 카오리 나무도 있었다. 그중 명물은 높이 40m에 직경 2.7m, 가지의 너비가 35m나 되는 1000살짜리 카오리 나무다. 야테 호수 한가운데 늘어선 하얀 고사목 군락도 아름답다.

누벨
칼레도니=박재역 기자 koinonia@donga.com

범선 타고 장엄한 일몰을

▽선셋 크루즈=남태평양의 일몰. 누구나 꿈꾸는 판타지 그 자체다. 누메아에서도 물론 즐길 수 있다. 일몰 직전 출발해 연안을 항행하며 장엄한 일몰 광경을 약 2시간 동안 선상에서 감상한다. 그것도 멋진 범선에서.

누메아의 모젤 항. 수많은 요트로 장식된 연안을 배경으로 배가 나아갔다. 인구 대비 요트 보유율 세계 1위임을 실감한다. 옥빛 바다가 감청색으로 변해갈 즈음 하늘이 붉게 물든다. 그리고 태양이 수평선에 몸을 담그면 갑판은 전통 음악으로 들썩인다. 맥주 파티와 더불어….

돛을 올리거나 방향을 바꿀 때, 줄을 감는 체험도 한다. 선장은 키를 직접 조작하는 체험도 시킨다. 비용은 2인 기준 5만5000퍼시픽프랑(약 70만 원). 하루 대여비(점심식사 포함)는 10만퍼시픽프랑(약 130만 원). 아방튀르 마린 info@aventure-marine.nc

●여행정보

◇누벨칼레도니=호주 동북쪽 1500km, 뉴질랜드 서북쪽으로 1700km. 프랑스의 오랜 지배로 유럽풍이 짙다. △항공편: 에어칼린이 인천∼누메아 직항편 주 2회(화, 일) 운항. 9시간 반 소요. △입국서류: 무비자로 한 달 체류 허가 △언어: 프랑스어, 영어 △통화: 퍼시픽프랑(XPF·1유로=119XPF.) 통투타 공항에서는 원화도 퍼시픽프랑으로 환전해준다. △휴대전화: 인천공항 대여, 로밍 서비스 제공. △전압: 220V △기후: 열대성 해양기후. 계절은 우리와 반대. 연중 수영 가능. 9월∼이듬해 3월 25도, 4∼8월 20도. 여름 옷에 얇은 스웨터면 충분. △예방접종: 필요 없음 △식수: 수돗물 음용 가능 △정보 구하기: ①누벨칼레도니 관광청 한국사무소 02-732-4150, www.new-caledonia.co.kr ②누벨칼레도니 남부 관광청, www.nouvellecaledonietourisme-sud.com

▽누메아 △위치: 통투타 국제공항 45분, 마젠타 공항(국내선) 10분 △동식물원: 시내에서 15분 거리. 카구, 빨간큰박쥐 등이 있다. 400퍼시픽프랑(약 5000원) △수족관: 앵무조개, 산호방이 압권. 1000퍼시픽프랑 △치바우 문화센터: 오전 10시∼오후 5시. 입장료 500퍼시픽프랑. 모두 월요일 쉼.

▽아메데 △섬 투어: 모젤 항에서 주 4회(수 금 토 일 오전 9시) 출발 △비용: 성인 1만1950퍼시픽프랑(약 16만 원), 12세 이하 6300퍼시픽프랑. 왕복 선편, 유리바닥 보트 투어, 점심 뷔페, 댄스 관람 포함. 등대 입장(150퍼시픽프랑)과 스노클링 장비 대여(1000퍼시픽프랑) 별도

▽일데팽 △교통편: 마젠타 공항에서 국내선 출발. 왕복 1만5160퍼시픽프랑(약 20만 원)

▽호텔 △베스트 웨스턴 프르미에 라 프롬나드(★★★★): 목요일마다 거리 이벤트가 펼쳐지는 앙스바타 만에 위치. 바다 쪽 전경이 일품. 현지 전화 687-24-46-00

▽누벨칼레도니 관광청 한국 사무소=3월 서울에 오픈. www.new-caledonia.co.kr 02-732-4150 △최고 50% 특가할인: 12월 16일까지(누벨칼레도니로부터 귀국일 기준) 항공료와 숙박비, 호텔∼공항 교통비 할인. 164쪽 분량의 가이드북 ‘봉주르 뉴칼레도니아’(1만2000원)도 함께 증정. 20개 여행사에서 판매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