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인생에 대하여…….

2010년 5월 4일 이탈리아 피렌체 미켈란젤로 광장.

종일 피렌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저녁을 먹고 사진기와 삼각대를 들고 야경을 보기 위해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나섰다.

가늘어 보이는 빗줄기라 낯선 곳에서 어두워 진다고 해도 그리 걱정되지는 않았다.

광장에 도착하니 이미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사람들 몇명만 보였다. 빗줄기는 점점 거세졌지만 광장까지 올라온 노력이 아까워 삼각대를 피고 기어코 사진을 찍었다.

굵은 비가 계속 왔지만 우산을 쓴채 사진을 찍으며 한참을 피렌체 야경에 빠져 있었다.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져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가기가 힘들어졌다. 주변 상점에서 시내로 가는 버스 정보를 물어 버스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라 버스에는 앉을 자리가 많았지만, 와이프를 빈 자리에 앉히고 그 앞에 섰다.

채 1분도 지나지 않았지만 와이프는 의자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종일 돌아다녀서 피곤하고 비가 많이 와 옷이 젖어 추웠을텐데….. 숙소로 돌아가자는 말을 나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010년 5월 2일 이탈리아 포지타노.

여행 계획하는 동안 이탈리아 남부는 꼭 가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던 와이프를 위해….. 인터밀란과 라치오 경기 관람을 포기했다.

유럽 축구를 꼭 현지 경기장에서 보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나폴리를 거쳐 폼페이에서 유적을 보고 아말피 해변을 지나 포지타노로 왔다.

입을 다물 수 없는 절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축구 따위는 생각나지 않았다.

너무 행복해 하는 와이프를 보며….

휴가 뒤 출근 걱정없이, 해외의 비싼 물가 걱정없이, 이런 멋진 곳들을 자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 겠다고 다짐했다.

 

 

2010년 5월 이탈리아 로마 테르미니 역,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내가 “뭐 먹고 싶어?”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여보 먹고 싶은거~”

내가 “어디 가고 싶어?”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여보 가고 싶은데~”

결혼 전에도 그랬고 결혼 이후에도 그랬고, 수 없이 다녔던 여행들에서도 그랬고, 심지어 오늘도 그랬다.

지금까지 여행하는 동안 무거운 짐 끌고 다니면서 한마디 불평도 없었고 어디에 가든 믿고 따라와줬다.

내 선택에 따라 와이프가 있는 곳이 바뀌고 먹는 음식이 바뀌고…. 이것들이 쌓여서 와이프의 인생이 될 것 이다.

그리고 150일이 막 지난 우리 딸 아이도 지 엄마와 같이 아빠인 나의 선택들이 쌓이고 쌓인 인생을 살 것 이다.

 

나는

이 둘에게

가슴벅찬 행복이 있는 인생을 선사하는

가장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 자신보다 더 자랑스러운 남편이

산보다 더 듬직한 아빠가

되어야 한다.

 

 

2012년 5월20일 일요일 0시 44분.

 

 

 

 

피렌체 Firenze #6

로마여 안녕~

5월4일은 피렌체로 가는 날.

고대 로마시대에 수만평 넓이의 목욕탕이 있던 자리인 테르미니 역에서 유로스타를 타고 피렌체로 가야한다~


우리가 타는 7시15분 발 유로스타의 종착역은 밀라노.

우리는 중간 기착지인 피렌체에서 내려야 한다~

로마에서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도시,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피렌체로 간다.

우리 부부에게는 르네상스로 알려진 도시라기 보다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으로 더 유명하다. =)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Firenze – Santa Maria Novella) 역에 도착.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운치는 있다만, 숙소 찾아가는데 좀 힘들었음. =(


도착 후 관광시작! ㅋ

피렌치의 아기자기한 상점들….

왼쪽 위는 에노타카, 와인을 글라스로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오른쪽 위는 와인 샵. 쇼 윈도에는 다양한 와인안주와 질 좋은 토스카나산 와인들이 널려 있다.

왼쪽 아래는 가공육을 파는 햄가게 같은 곳이다. 스페인의 하몽같이 숙성시킨 돼지고기와 소고기, 그리고 햄 치즈등 다양하게 팔고있다.

하지만 가격은 그리 싼편은 아니었음.

오른쪽 아래는 명품 거리인 calzaioli 거리에 있는 와인샵의 와인들이다.

우리나라에서 좀 유명한 베라짜노 리제르바 부터 피렌체가 아니면 구경할 수 없는 베라짜도 그랑 리제르바 리미티드 에디션 등, 품질좋은 와인들이 우리 나라에서 판매되는 반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_ㅠ

하지만…… 미켈란젤로 언덕에서 야경을 찍느라 너무 늦어 와인 샵들이 모두 문을 닫아, 한병도 구입할 수 없어서 아직도 밤잠 설치는 중…ㅠㅠ


우피치 미술관 뒤 베끼오 궁전 앞에 있는 시뇨리아 (signoria) 광장에 있는 다비드 상.

완벽한 인체 구조가 아닌, 대두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미켈란젤로는 골리앗과 싸웠던 다비드(다윗)의 체구가 작다는 것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 이렇게 대두로 만들었다고 한다.

원래의 진품은 여기 있었으나 파손의 위험 때문에 산마르코 광장에 있는 아카데미아 미술관으로 옮기고 복제품을 이렇게….



두모오 성당 옆의 조반니 세레당의 문.

로렌초 기베르티가 제작한 이 세레당의 동쪽 문은,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고 극찬한 작품.

문에 있는 타일들을 이렇게 정교하게 만들어 놓았으니…. 천재 미켈란젤로도 극찬할만 하다 정말. ㅋㅋ


여기는 공화국 광장. =)

르네상스 시대에 많은 사람들이 여기 모여 집회와 토론을 하였겠지…


비오는 명품 거리 calzaioli.


점심 먹으러 가는 길….

오늘의 점심은 피렌체에서 가장 유명한 티본 스테이크. =)



피렌체가 있는 토스카나 지역은 소가 가장 유명하다.

즉, 소에 관련된 상품들의 품질이 좋은 편인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2개가, 가죽제품과 티본 스테이크다.

이렇게 양 많고 맛있는 티본 스테이크가 20유로(3만5천원) 정도이고 저기 뒤에 봉골레 파스타가 10유로(1만5천원) 정도이다.

로마에 비하여 물가 싼 편이다. =)

와이프는 이탈리아에 와서 먹은 음식 중 최고라고 극찬했다~ ㅋ


점심을 먹고 베끼오 다리로 가는 길…..


베끼오 다리는 다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다리 위에 귀금속 상점들이 많다.ㅋ

빈티지 느낌의 교각 다리와 컬러풀한 상점의 외관이 너무 잘 어울린다. =)

이탈리아어로 베끼오(Vecchio) 는 “오래된” 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즉, 이 다리의 이름은 오래된 다리~ ㅋ


여기가 베끼오 다리의 위~

양 옆으로 귀금속 상점들이 즐비하다. =)


베끼오 다리를 갔다가 다시 우피치 미술관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한달전, 빠르게 입장할 수 있는 티켓을 예약했다.

아마 이 티켓 없었으면 1시간은 족히 줄 서서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르네상스를 꽃피운 가문이자 한때 이탈리아 반도 전체를 호령했던 메디치 가문의 든든한 후원을 받은 보티첼리.

원래 이 그림은 메디치 가문의 시골 별장을 장식하기 위해서 그린 그림이나 이후에 이렇게 유명세를 타게 됐다.

메디치 가문은 교황도 두 차례나 배출 시켰을 정도로 중세 시대의 영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미켈란젤로 뿐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 대부분의 예술가들을 후원한.

금융, 정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력을 행사한 부러운 가문. =)

우피치 미술관도 원래는 메디치 가문의 사무실로 사용되던 곳을 개조해서 사용한 곳.

무슨 사무실을 그렇게 크게 지었을까?

스케일 한번 크다 정말~


우피치 미술관 2층 창가에서 본 베끼오 다리.


이번에는 그 유명한 두오모 성당이다.

뭐니뭐니 해도 두오모는 큐폴라에 올라가야…..

냉정과 열정 사이에 마지막 씬, 준세이와 여자 주인공이 재회하는 장면.

여기에 연인이 올라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

뭐~ 우리는 이미 사랑이 이루어졌지만….

다음 생에서도 와이프를 다시 만나기 위해 올라가야 할 듯 해서….

와이프에게는 이런 말 하지 않고 그냥 올라가자고 했다. ㅋ


올라가는 길의 중간.

도오모 성당의 천정으로 나 있는 길이라… 두오모 성당의 내부가 모두 보이고…

천정 벽화가 무지 가깝게 보인다. =)


여기가 바로 두오모 성당의 큐폴라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쪽에 보이는 종탑이 조토의 종루.

그리고 멀리보이는 피렌체 시내.

여기가 르네상스의 발원지이다. =)

지붕 컬러가 다 비슷한 것은, 건축 규정이라고 함.

같은 컬러라 더 이뻐 보인다.


ㅋㅋㅋ 헤헤헤헤……


요곤, 와이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인데…

좀 잘 나온 듯. =)

지금 아이폰으로 피렌체가 배경이었던 영화인  “냉정과 열정 사이”의 메인 테마 곡 The whole nine yards 트는 중. ㅋ

다른 관광객도 좀 있긴 했지만, 이 음악을 틀고 우리끼리 분위기 좀 잡았는데…

다른 분들도 은근히 우리가 틀어놓은 음악을 즐기는 분위기였음.

다른 곳이었으면 인상을 찌푸리는 행동 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여행이고, 피렌체고, 두오모이니 모두들 이해하고 즐기는 것 같았다. =)


이렇게 좁은 입구가 큐폴라로 올라오고 내려가는 입구이다.

내려가는 사람들이 많을때는 올라오지 못하고 밑에서 기다리다가 올라와야 하는 아주 불편한 구조.


이렇게 생긴 계단을 30분 정도 올라가야 큐폴라에 갈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내려가는 중…..

옆에 왠 낙서들을 이렇게 했는지. 한글로된 뭐시기 사랑한다는 낙서도 있어서 무쟈게 챙피했다.;;;;;


슈퍼 토스카나 와인의 1번 주자.

안티노리 와이너리에서 직영하는 안티노리 와인 샵과 레스토랑.

이 건물 위가 안티노리 본사인 듯 하다…..

7시에 오픈인데 6시에 가서 이렇게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다…..ㅠㅠ

9시 넘어서 갔더니 예약이 안되어 있어서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또 다시 좌절…ㅠㅠ

솔라리아, 피안 델레 비네, 티냐넬로 등의 명품 와인들을 저렴한 가격의 잔술로 맛보면서 티본 스테이크를 썰어버릴 수 있었는데..ㅠㅠ

그래서 와이프도 인상 별로 안좋음. ㅋ

휴~~~ 정말 여기서 와인을 못 마시고 온 탓에, 아직도 밤잠 설치는 중이다. ㅠㅠ


여기가 바로 미켈란젤로 언덕.

피렌체 시내를 한눈에…. 이렇게 아름답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중간에 보이는 것이 두오모 성당이다… 비가 많이와 조명을 비추지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이 날, 이 시간에 미켈란젤로 언덕에는 와이프와 나 둘 밖에 없었다. =)


5월5일,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피렌체에서 베네치아로 가기 위해서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르네상스여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