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어! 제조사는 다른데…'쌍둥이 폰' 논란

아마, 이렇게 비슷한 폰이 나올 수 있는 것은 트렌드가 맞는 듯 하다.
06년 초부터 프라다폰 제작에 참여했지만, 그런 비슷한 폰을 다른 제조사에서도 준비하고 있는 것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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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아이폰’(왼쪽사진)◇LG전자‘프라다폰’

‘배 다른 쌍둥이일까, 디자인 트렌드일까.’ 휴대전화의 디자인 트렌드가 급속히 변하면서 지난해와 올해 외관이 똑같은 ‘쌍둥이폰’ 논란이 많다.
과거에는 주로 중국업체가 표절의 주범이었지만 최근엔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도 쌍둥이폰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LG전자가 선보인 ‘바나나 스타일폰’은 모토로라가 두달 앞서 2월 ‘3GSM 세계회의’에서 공개한 ‘모토라이저 Z8’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두 휴대전화 모두 슬라이드를 밀어올리면 바나나 모양으로 얼굴에 착 감기게끔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됐기 때문이다.
LG전자 측은 “공개는 모토로라가 먼저했지만 우리도 1년 전부터 개발 중이었고, 출시는 우리가 먼저했다”고 표절 의혹을 일축했다. 모토로라 측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올 초에는 애플의 ‘아이폰’이 LG전자의 ‘프라다폰’을 베꼈다는 의혹이 해외 네티즌들 사이에 제기돼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바(막대) 타입에 대형 액정등이 매우 흡사했으며 특히 터치스크린이라는 새 기술이 적용된 것이 표절의 결정적인 단서로 지목됐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내 경쟁사끼리 비슷한 디자인의 전략모델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메탈(금속) 열풍을 몰고온 삼성전자의 ‘매직실버폰’과 LG전자의 ‘샤인’이 그 주인공.
삼성은 지난해 9월 마그네슘을 은빛으로 도금한 ‘매직실버폰’을 출시했으며, 한 달 뒤에는 LG전자가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의 ‘샤인’을 전략모델로 선보였다.
양사가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인 두 휴대전화는 모두 메탈 소재를 적용해 휴대전화 전면부가 거울을 보는 듯 반짝인다. 당시 업계에서는 “메탈 소재 개발은 LG가 먼저 시작했지만, 삼성이 늦게 뛰어들어 먼저 출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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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최첨단 전투기 스텔스기를 연상시키는 팬택계열 ‘IM-U140’과 삼성전자 ‘SCH-b550’, 터치 키패드를 적용한 LG전자의 ‘초콜릿폰’과 모토로라의 ‘크레이저’, 카드크기의 가죽케이스가 달린 LG전자의 ‘포켓TV폰’과 삼성전자의 ‘카드폰Ⅱ’도 배 다른 쌍둥이 형제로 불릴 만큼 닮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쌍둥이폰이 많은 걸까.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표절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휴대전화 하나를 개발하는 데 최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타사 모델을 베껴 한두 달 만에 출시할 수 없다는 것.
차강희 LG전자 디자인연구소장은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춘 제품을 1, 2년 전에 미리 분석해 준비하다 보면 비슷한 모델이 나오곤 한다”며 “표절이라기보다 일종의 트렌드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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