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함

좀 오래된 감정이다. 

한 5~6개월 됐던가…

 

이상하게 스킨쉽 하는게 어색하다.

채이나 채움이 처럼 막 안아서 뽀뽀를 하는 것도 어색하고 안고 있는 것도 어색하고…

애가 크다보니 내 생각이 바뀐건가? 

어색한 상태로 좁은 방에서 같이 자니 새벽에 깬건가?

원래 막 커가는 딸한테 아빠가 느끼는 감정인지, 오늘 경력자들에게 문의를 해봐야겠다.

못난 인생

와이프가 이야기 해준 권태기를 맞이한 부부들.

상대방은 바뀐게 없는데 내 생각이 바뀌어서 상대방의 행동이 모두 싫어 보이고 미워 보이고….

그게 아니라,

결혼 상대로 그 사람을 선택했던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것이 아닐까.

스스로 못남을 증명하는 도구가 권태기가 아닐지.

 

 

 

나는 결혼 전에는 정말 못난 인생을 살았지만 결혼 후에는 단 한번도 못나지 않았다. 

와이프로 인해…

 

내 아들

만취해서 거실에서 혼자 잠든 아빠를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갈지도 모른다고 현관 문을 확인하고 자기가 자는 방문을 열어놓고 자는 내 아들.

내 아들.

내가 가진 것들

새벽 5시 조금 넘어 집에서 나왔다.

오후 3시에 퇴근하기 위해 

5시 50분에 회사에 도착하여

불꽃 터지는 타이핑 질을 하고 있는데

애 셋인 또 다른 아빠가 출근하며 지나가다 나에게 인사를 했다.

형님 일찍 오셨네요~ 애 찾으러 가야해서 일찍 오시나봐요?

 

그 질물을 받고 나는 봇물 터진 듯 애 셋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 친구도 웃픈 얼굴로 맞짱구 치며 애가 둘일 때와 셋일 때는 장르가 달라진다. 

Class가 달라진다. 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심각하게 나누었다.

 

고충을 나누다 보니 어제 저녁에 내 기분이 우러 나왔다.

회사 일은 더럽게 많은데, 집에 와도 할 일이 많고,

와이프는 일 하느라, 애들 키우느라 바빠서 나에게 신경도 안써주고,

개 잡 것 같은 신종 코로나 때문에 나들이도 여행도 못가 가택 구금 중이고,

셋째는 콧물을 줄줄 흘리는 감기에 걸려 있고,

둘째는 수술한 눈이 다시 안좋아지는 것 같고,

첫째는 더럽게 말 안듣고,

나는 그냥 아저씨 몸이 되어 있었고,

이사 가야해서 빚은 잔득 생길 예정이고………

 

내가 만약 총각이었다면에 대한 가정을 해봤다.

퇴근하고 맛집에서 저녁을 먹고, 어머니와 커피 한잔을 하며 벽 만한 티비에 영화를 하나 보겠지?

아니면,

세단 좋은거 하나 뽑고 여자 애 하나 꼬셔서 홍대가서 술 한잔 하며 헛소리 털고 있겠지? 

 

그렇겠지만 그렇지 않다.

 

맛집을 가도 옆 테이블에 애 데리고 온 가족을 보면 부러울 것이고

노모와 집에 둘이 사는게 썰렁할 것이고 

큰 티비 앞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영화를 봐도 뭔가 공허할 것이고

티비 앞에 혼자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는 어머니는 한 숨 푹푹 쉴 것이고

나이 마흔 넷에 금수저도 아닌데 예쁜 여자 애들이 붙을 리 만무하고 

세단 좋은거 하나 뽑아도 태울 사람 없이 세차만 죽어라 하겠지.

 

오지랖은 세계 최강이지만 건강한 어머니

발은 안이쁘지만 다른 건 모두 이쁜 착한 와이프

그리고 그 안에서 태어난 천사 3명

집에 가면 당장 할 일은 많지만 아이들도 금방 자라 조만간 대학간다 군대 간다 하겠지.

 

당장은 몸이 좀 힘들고 정신적으로 압박이 있어도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내가 가진 자원에서는 가장 최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새벽 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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