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에서 복귀한 첫 날

거의 두 달간의 재택 근무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

두 달 전에는 5시 30분 출근길이 정말 어두웠는데 이제는 이렇게 밝아졌다.

아~~~재택 근무를 해는 동안 계절이 바뀌었구나….

한 달 동안 새 집 인테리어도 하고 이사도 해서 정말 많은 일들을 했지만 몸이 항상 집에만 있었더니 계절이 가는 줄도 몰랐었네….

2020년 5월 6일.

잠에서 깨 아빠를 부르던 채움이 소리도 안들리고 채이가 까치머리로 뚜벅뚜벅 걸어나와 아빠에게 안기던 모습도 안보이고, 뚱한 무표정 산발로 채움이 때문에 잠에서 깼다며 불만을 토로하던 채율이도 없는 회사에 아침.

여전히 여기는 나 밖에 없고 몇 시간 지나면 또 동료들로 북적북적하겠지.

재택하는 동안 어머니에게 짜증도 많이 냈고, 애들한테 소리도 많이 질렀는데…. 나의 이런 행동들에 가장 힘이 들었을 것 같은 사람은 내 전부인 와이프.

일상으로 복귀했으니 이제 다시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화이팅해야지.

이사 온 새 집에서….

내 기분

나만 기분 좋으면 우리 집은 모두 기분 좋음

아이들 와이프 어머니 모두 기분 좋고 행복하게 하는 것은 내 기분이다.

4월20일 새벽 5시 미친 병신 같은 아빠 새끼의 악몽

채율이 채이 둘만 데리고 낯선 시골 마을을 갔다.

낡은 다세대 빌라 1층이 숙소였는데, 관광지가 아니라 그냥 일가 친척들이 사는 작은 동네 같았다.

집안 어르신 중에 누군가가 위독하셔서 병 문안차 간 듯 하다.

밤이 되어서 위독하신 집안 어르신 댁으로일가들이 모이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었고 차를 가지고 이동을 해야할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채율이가,

자기는 안가고 그냥 집에 혼자 자고 있겠다고 했다.

괜찮겠냐고 몇번을 물었는데 정말 괜찮다고 하면서 거실 중간에 이불을 깔고 누웠다.

긴장한 눈빛으로 괜찮다고 하며 갔다 오라고 했다.

나는 채이를 데리고 숙소를 나섰다.

밤새 어르신 댁에 머물면서 위독한 어르신을 뵙고 일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그 집을 나서는데 그제서야 채율이 생각이 났다. 정말 아차 싶었다.

혼자 무서웠을텐데 잘 잤을까?

무서워서 울다 지쳐서 잠든게 아닐까?

괜찮다고 갔다 오라며 말하던 채율이 눈빛이 엄청나게 긴장을 하고 있던 눈빛이었는데 그제서야 그 눈빛이 떠올랐다.

내가 미쳤지. 도대체 뭐에 정신이 팔려서 채율이를 혼자 숙소에 두고 나왔지? 도대체 왜?

채율이를 데리러 가기 위해 문을 박치고 달려 나갔다.

이 때, 잠에서 깨어났는데 내 온 몸이 땀 범벅이다.

왜 이런 꿈을 꾼거지? 왜 이런 내용에 꿈을 꾼거지?

주말, 술 취해서 어머니와 와이프에게 소리 지르고 미친 발광을 했던 일. 그리고 그게 미안해 채율이를 방에 데리고 들어가서 아빠가 미안하다고 울면서 사과를 했었는데….

그 일이 마치 채율이를 이 꿈과 같이 만든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아빠에게 긴장한 눈으로 괜찮다고 하던 우리 큰 딸의 모습.

휴~~~~

내가 이러고도 부모 자격이 있나 싶다.

화를 참지 못해서 애들 앞에서 소리나 지르고 앉아 있는 병신 새끼.

아이들이 술 취해서 소리를 지르고 앉아 있는 병신 같은 아빠를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을까.

아이들에게 얼마나 악몽 같았을까. ㅠㅠ

* 4월20일 새벽 5시 미친 병신 같은 아빠 새끼의 악몽 *

너무 잘한 일

집에 넓어졌고, 벽에 대리석 타일이 발려 있고, 식탁도 대리석 타일이고….

마치 내 신분이 상승한 기분이다. 

이래서 사람들이 좋은 집에 살고 싶어 하나보다.

인테리어 하는데 수천만원이 들었지만, 나간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 기분이 좋다.

 

나에겐 앞 베란다 전망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보단 가족이 넓고 편안하게 사는게 중요해서 이사를 왔다.

너무 잘한 일이다.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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