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까

과천 현장을 철거하는 악몽으로 잠에서 깼다.

철거를 하는데 방해꾼이 나타나 일이 제대로 되지도 않고 철거 업체가 너무 높은 비용을 불러 내가 직접 철거를 하고…

스트레스가 많았던 현장은 그 만큼 아픈 여운도 많이 남는 것 같다.

하다보면 더 깊은 상처도 스트레스도 있는 현장이 있을텐데 걱정이다.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까?

막 밤이 찾아올 사막에 혼자 남겨져 집을 찾아가야 하는 초등학생인 나 같다.

행복할 방법

죽기 전에 후회하는…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녀에게 꼭 알려줘야 하는…등등

 

인터넷에 떠돌아 다니는 수 많은 삶의 격언 리스트 중에 꼭 빠지지 않는 세가지가 있다.

가족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하지 않은 것.

바쁘다는 핑계로 여행을 많이 다니지 않은 것.

지나치게 많은 걱정을 안고 산 것.

 

새로운 일을 해서 바쁘고 긴장되는 하루하루가 있더라도, 하는 일에 문제가 생겨서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더라도 이 세가지만 명심하고 산다면 어떤 상황이라도 행복할 것 같다.

 

지나치게 걱정이 많아진 새벽에…

 

내 어머니와 내 아들

초등학생 손자를 데리고 붕어빵을 사 먹이든 90 할머니. 손자 친구에게 우리 손자랑 잘 지내라고 집에 놀러오라고 하는 목소리에 애절함도 있고 늙음도 있다.

이가 없는지 발음도 잘 안되는 할머니가 몇 번을 손자 친구에게 힘내어서 말을 걸었다.

채이를 데리고 다니는 어머니가 떠올라 가슴이 먹먹하다.

항상 기력이 넘치는 우리 어머니도 언젠간 저런 모습이 될텐데….

또 다른 나

오늘도 아빠랑 자면 어몽어스 게임 내일 해줄께.

매번 이렇게 꼬셔서 아들과 같이 잔다.

혼자 침대에 누우면 술에 취하지 않는 이상 자정이고 새벽이고 쉽게 짐들지 못하지만, 내 옆에 채이가 있으면 5분도 안되서 잠이 든다.

늦게 퇴근해서 집에 오니 아이들이 아무도 안자고 있었다.

아들은 할머니 방에서 누나와 동생과 자려고 했던 것 같다.

아빠 샤워하는 동안 화장실 문 열어 놓을테니 침대에 누워 있다가 자면 내일 어몽어스 두판 해줄께.

아빠 샤워 빨리하고 같이 자자고 하는 아들은 아빠가 샤워하는 5분을 못버티고 잠이 들었다.

아빠 없는 나는 1학년 때 누구와 잠을 잤을까.

잠들기 전에 같이 게임을 하고

불끄고 침대에 나란히 누워서 옛날 이야기를 하고

잠들기 전에 볼에 수십번 뽀뽀를 하고

배탈나지 않게 이불을 덮어주고

아들 사랑해, 아들 사랑해, 아들 사랑해 를 주문을 외우듯이 귀에 속삭여 주는 누군가가 분명히 있었을텐데…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괜찮다.

나는 매일 밤 또 다른 나에게 충분히 그렇게 해주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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