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rixk


  • 다짐

    다른 가족들과 같이 가는 여행도 물론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일정, 식당 등등에 신경을 쓰느라 정작 우리 애들, 내 아내에게는 신경을 못쓰는 기현상을 계속 경험을 했더니… 우리 가족들만 갔던 여행들이 정말 소중하고 기억도 제일 많이 난다. 예를 들어, 선선했던 가을 오후에 포천을 갔는데 아이들이 배 고프다고 해서 그냥 들어갔던 식당. 반찬들이 너무 정갈하고 맛있었고, 버섯이 잔득…

  • 물고기 사달라고 조르던 채이를 위해 가족들 다 같이 가서 어항을 사고, 그 안에 새우와 구피를 넣었다. 물잡이 하는 동안 구피의 꼬리가 갈리지더니 결국 어항 구석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나는 채이와 함께 죽은 구피를 변기에 버렸다. 채이는 변기를 붙잡고 한참을 울었고 눈이 퉁퉁 부은 채로 학교를 갔다. 울던 채이 모습이 계속 떠 올라 나도 하루 종일…

  • 문제 하나가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그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더 큰 문제가 생기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그 동안 나름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열성적했고 뻘짓 안하고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어설프게 살면 어설픈 인간이 되는거고, 방만하게 살면 결국 수습할 수 없는 문제가 생겨서 자멸한다.

  • 2023.4.22

    음식이 특별히 맛있지도 않았다. 날씨가 포근하지도 않았다. 대단한 절경도 아니었다. 우리끼리 이렇게 여유로운 주말 저녁을 보낸다는게 그냥 행복했다. – 419 카페거리에 있는 어느 루프탑 식당 –

  • 아들아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보내기 전에 검은 마스크 앞에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했다. 그래도 07조8383을 보낼 때 채율이 처럼 통곡을 히지는 않더라. 님자다. ㅋㅋ 정을 부쳐보라고 새 차 앞에 서 보라고 내가 권했다. 아들은 새 차를 돼지 코라고 부를꺼라 했다. 우리 돼지 코 타고 대한민국을 누벼보자. 아들아!

  •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즉흥적으로 찍은 5천원짜리 사진 한장이 우리 가족들의 기억을, 그리고 내 삶을 아주 풍부하게 만들었다.

  • https://www.chosun.com/national/2024/05/13/627HW4D2LFEXTE5OCQURTTG6VI/ 파타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한 살인 사건에 관한 기사를 봤다. 2017년 9월 나 혼자 7살, 4살인 채율이와 채이를 데리고 갔던 코타키나발루 여행이 생각났다. 자정이 다 되어서 도착한 비행기에서 내려 택시를 잡는데 어찌나 안잡히던지…. 너무 늦은 시간이라 공항 앞에는 택시도 별로 없었고, 서 있는 택시를 타면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 말레이시아에서만 사용하는 택시 콜 앱을 이용해서…

  • 초4 채이. 채이; 아빠 나 공부 잘해서 서울대 가면 닌텐도 얼마나 시켜줄 수 있어? 아빠: 너 서울대가면 니 전용 닌텐도 하나 사서 방에 넣어줄께. 게임 시간은 무제한! 채이: 오~~~~ 진짜??? 진짜?? 잠시 뒤, 채이: 아빠. 그럼 나 공부 더 잘해서 의대가면? 아빠: 그럼 니 전용 닌텐도에 하고 싶은 게임 타이틀 무제한으로 사주고 니 전용 티비…

  • 오바이트로 의미없는 근로자의 날을 보내고 난 후 채움이를 안고 ‘나는요 나는요’ 퀴즈 게임을 하다가 슬슬 잠이 들려고 하는데, 채움이가 라인 프렌즈 동화를 틀어달라고 했다. 동화를 틀어주고 또 슬슬 잠이 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눈 앞에 번쩍! 번쩍! 코 곤다고 발로 지 아빠 얼굴을 사정 없이 차더라. 코 골아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또 잠이 들려고 하는데…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