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Kim Kiwan

가장 기분 좋은 말

“아빠~ 나 이제 가림치료 안해도 돼~”

외사시 수술 후 정기 검진에 엄마랑 갔다가 병원 나오는 길에 아빠에게 전화해 했던 말.

여행 가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에, 집에서 놀면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에 가림 패치를 부치고 있는 모습이 찍혀서 마음이 항상 안좋았는데…. 이제 잘생긴 우리 아들 얼굴을 가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정말….

큰 수술도 잘해내고 이후 가림치료도 잘 따라줘서 정말 고마웠어. 앞으로 길가다 넘어 지는 일 별로 없을꺼야. 아빠랑 씩씩하게 많이 많이 여행 다니자~

채이가 태어나서 아빠에게 해줬던 말들 중에 가장 기분 좋았던 그 말에 회사에서 아침부터 울었다.

다른 세상에 있는 친구

마흔이 넘어서 각자의 삶을 살다보니 이제 30년 동안 아무리 가깝게 지냈던 친구라도 다른 세상 사람이 되어 있고 나와는 전혀 다른 꿈을 꾸고 있었다.

만난지 3년도 안된 회사, 동네 친구인데 같은 울타리 안에서 있어서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사는 것과 참 대조적이었다.

그래도 나 죽으면 열일 제쳐놓고 와서 밤새도록 울어 줄 친구들은 다른 세상에 사는 그 친구들일지도 모른다.

만들어 가는 중

높은 온도와 습도에 온 몸이 끈적거릴 때도 9살 딸래미가 안아달라고 하면 안아줘야 한다. 오래 오래 안아 달라고 하면 정말 오래 오래 안아줘야 한다.

무거워서 5분 안아주고 내려놨더니 기분이 상했는지 말도 안한다.

땀에 쩔은 찝찝한 몸으로 선풍기 앞에 앉아서 바람을 쐬고 있는데 아들래미가 지나가면서 옆구리를 치고 갔다. 6살 남자아이는 조심성이 없어 여리저기 부딪히고 다니지만 절대 혼내면 안된다.

아빠는 자기만 미워한다고 기분이 상해서 말도 안한다.

물론, 이런 모든 상황들도 10여분이 지나면 다 해결되고 웃고 떠들게 되지만 내가 6살 때 외할머니와 했던 사소한 대화가 3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각나는 것 처럼 아이들의 기억에는 평생에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 힘든 일이지만,

덥고 짜증나고 피곤하더라도 시원하고 기분좋고 활기찬 것 처럼 해야한다.

해달라는 것은 왠만하면 다 해주고 혼내지 말아야 한다.

지금 아빠는 아이들의 평생 기억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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