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다행이다. 참 안스럽다.
저녁을 먹고 채율이랑 채이를 데리고 쌍용마트를 가는 길.
아파트 화단에서 쥐를 본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쥐가 많이 없어졌고 아빠 어렸을 때는 쥐가 엄청 많았다. 할머니가 쥐덫을 놓기도 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채이가 갑자기….
“아빠는 왜 아빠의 아빠 이야기는 안해?”
생각해보니 그 동안 애들에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 할아버지?”
“어! 왜 할아버지 이야기는 우리한테 안해주고 할머니 이야기만 해?
“아~~ 할아버지가 아빠가 6살 때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기억이 별로 없어서 그래~~~”
“채우 만할 때? 엄청 슬펐겠다~”
“어~~ 그랬지. 엄청 슬펐지~~ 아빠가 채이보다도 더 어렸을 때 돌아가셨지~~”
“근데~~~ 아빠! 아빠가 없으면 안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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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이다.
아이들에게는 그래도 내가 없으면 안되는 존재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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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스럽다.
아버지에 빈 자리를 어머니가 다 채워주시느라 힘드셨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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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22일 월요일 오후 7시45분
저녁 먹고 쌍용마트 가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