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결국 벌초는 하지도 못하고 운전만 9시간을 했다.

운전하는 내내 토요일인데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아쉬움이 공존했다.

내년 벌초에는 애들을 어떻게 데리고 갈까. 그 생각 뿐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샤워를 하고 우리 딸과 삼겹살을 사러 나갔다.

해질녘이 다 되어서 바람은 선선하고 명암도 정말 운치 있었다.

아파트 사이로 내려오는 해질녘 햇살이 정말 눈부셨다.

둘이 손을 잡고 걸으며 아빠 없는 낮 시간에 뭐하고 놀았는지 물었다.

재잘거리는 우리 딸의 목소리와 해질녘의 낭만적인 분위기가 어울어져 9시간 운전의 피로가 완전히 날아갔다.

딸 손을 잡고 마트에 다녀온 시간 30분.

이 짧은 시간이 42년 내 삶 전체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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