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주인공

사진을 많이 찍었다. 

아내와 막 사랑하기 시작했을 때, 어딜가든 무겁고 귀찮은 카메라를 꼭 들고 다녔다. 

우리의 순간 순간을 기록하고 싶었다.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는다. 

돌아서 보면 이미 훌쩍 자라 버린 아이들의 한 순간도 놓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에 습관처럼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는다. 

아이들의 역사를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도 아빠의 역할이라는 생각에 어딜 가든 무겁고 귀찮은 카메라를 꼭 들고 나간다. 

아이들에게 집중하다 보니 내 사진 속에서 아내가 점점 사라져 갔다. 


아내 사진을 오랜만에 찍었다. 

그 동안 내 사진 속에서 빠져있던 아내는 예전 그 예뻤던 모습 그대로였다. 

주인공인 아이들의 보조 역할로 사진 밖에서 아이들 가방들고 삼각대 들고 5년을 보냈지만 아내는 5년 전 주인공이었을 때 그 모습 그대로였다. 

생각해보니, 아내가 없었다면 애초에 사진을 찍을 이유가 없었다. 원래 주인공은 아내이고 아이들은 조연이였다. 

진짜 주인공의 인생을 빠짐없이 기록하는 것도 남편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사진의 진짜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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