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기 표현에 장애가 있다.

나는 “자기 표현”에 장애가 있다.

내 말과 행동에 대해서 상대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설명할 수 없다.

무뚝뚝하디 무뚝뚝한 전형적인 경상도 성향을 가지고 있는 집 안에서 태어났고 서른 살에 혼자되신 어머니는 아버지의 역할도 해야 했기에 남성스러워질 수 밖에 없었어서 우리에게 자기표현에 대해서 가르칠 여유가 없으셨다.

그렇지 않은 형제도 많겠지만 우리 형제는 년년생이라 말 보다는 주먹이나 과격한 행동으로 서로에게 표현 하기 일수였다.

남자 중학교를 다녔고 학교 안에 여자라곤 식당 할머니 3명 밖에 없는 남자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렇게 자기 표현에 대해서 보고 배우거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와이프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장기를 갔다.

 

대부분의 부부가 그렇겠지만 결혼 초기에 특히 부부 간에 트러블이 많은데,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생각보면 그때 생긴 트러블의 99%가 나의 자기 표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었다.

언니가 2명 있는 세 자매의 막내, 집 안에 여자가 많은 환경, 여자 중-고등학교를 다닌 와이프가 보기에 나는 자기 표현을 이제 시작한 세살짜리 어린 아이였을 것 이다.

자신의 행동과 생각에 대해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하지 못하는 남편과 사는 것이 얼마나 짜증스러웠을까 지금 생각하면 참 미안하다.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낮잠을 잤는지, 왜 술을 먹고 늦게 들어왔는지 등등등등등….

반면에 와이프는 자기 표현의 여왕이었다. 아주 사소한 자기의 생각과 행동도 한두마디로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 자라난 환경에서 학습되고 스스로 개발한 이 기술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와이프의 말이나 행동 때문에 생기는 부부 싸움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말과 행동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 할때가 있어도 나 혼자 그냥 이해하게 만든다.

예전 광고처럼 정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의 상태가 된다.

와이프의 반복된 자기 표현에 따른 아주 좋은 결과인 것 같았다.

자기 표현의 여왕과 5년을 살아보니 자연스럽게 나도 많이 배우게 됐고, 몇번 따라서 해보니 트러블도 없어지고 효과도 좋아서 나에게 맞게 수정 보완하여 발전 시키는 중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6살 수준의 표현력이지만, 집에서 뿐 아니라 친구들이나 회사에서도 해보는 중인데, 효과가 조금 보이는 것 같다.

 

주변에 보면 예전에 나와 같이 자기 표현에 대해서 배우지 못하거나 서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조직 생활을 하거나 사회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인 소통 능력이고 그 소통이라는 것은 자기 표현이 선행되어야 잘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산 속에 틀어 박혀 혼자 살지 않는 이상 이런 자기 표현을 기반으로 한 소통 능력이 있어야 가정이나 사회 생활을 잘 할 수 있고 나와 얽힌 상대를 힘들게 하지 않는다.

친한 사이건 친하지 않는 사이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건 낮은 위치건 모두 해당되지 않을까?

어쩌면 자기 표현이나 소통 능력 없이는 친한 사이 조차 될 수 없고 높은 위치에 조차 올라갈 수도 없지 않을까?

어떻게 어떻게 기회가 좋아 가까운 사이가 되었거나 다소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다 하더라도 그 사람에게는 거기까지가 다 아닐까?

 

엊그제 육아 책에서 보니, 섬세하고 자기 표현에 강한 사람이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많다는 조사결과를 읽었다.

자기 표현이라는 것이 성공에 절대적 조건이건 아니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는 구성원(톱니 바퀴) 중에 하나이고 그 톱니 바퀴가 잘 돌아가게 하는 것은 자기 표현을 바탕으로 한 소통 능력일테니까.

잘 못하는 자신에 대해서 인정하고 배우고 노력하면 된다.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서 배우고 자신의 분야의 전문지식을 배우는 것 보다 이것이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소통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자신 말과 행동이 의도대로 상대에게 잘 전달이 될 수 있을까.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은 과연 사회 생활에 적합한 사람일까.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마치 자기 표현과 소통의 전문가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네;;;;

난 이제 막 자기 표현을 배우고 있는 6살짜리 아이 수준인데, 몇달 동안 생각하던 내용에 대해서 글을 쓰다보니 아는 척을 많이 하고 싶었나보다.;;;;

 

나는 그냥,

자신의 생각을 잘 표현하고

주변에서 참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딸 아이를 키우고 싶은

아빠일 뿐 이다.

 

 

 

Categorized: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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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Jae Young Chae · September 13th, 2013

    겸손의 대가로 보여지고! ㅋ 와이프가 자기 표현의 여왕일 수 있는 건 기완이 듣기 능력의 왕이어서가 아닐까? ㅎ 좋은 글 잘 읽고 가요~

  2. Kiwan Kim · September 13th, 2013

    Jae Young Chae 추석 명절 덕담이라고 하기엔 너무 진심으로 말씀하셨네요 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ㅋㅋㅋ

  3. 쭈냉 · September 13th, 2013

    Awesome! U will surely be a great Dad:))

  4. Kim Kiwan · September 14th, 2013

    @쭈냉
    고마워 ㅋㅋㅋ
    쭈냉이 너도 나중에 멋진 엄마가 될꺼야~~ 😉

  5. Yunjeong Heo · November 13th, 2013

    35457871292 프로 공감입니다
    덧붙이자면. 소통 및 자기표현의 능력이 (사회적연령대비)현저히 낮을 경우
    골드미스터의 확률이 높아질겁니다
    조사안해도 제 추측이 맞을껍니다 ㅋㅋㅋㅋ

  6. Kim Kiwan · November 19th, 2013

    저를 포함하여 표현력 떨어지는 사람 엄청 많더라구요 ㅋ

    전 표현력을 좀 배우고 있어요.
    요즘 진짜 많이 좋아졌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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