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글둥글한 삶을 살기 바라는 모바일 플래시 콘텐츠 개발자 김기완

Creativefreedom, CS3와 사람들

작성자 : 이정하 기자 (story@websmedia.co.kr)

김기완, 그를 알려주는 명함 속 소속은 길기만 하다. LG전자 MC(Mobile Communications) 연구소 UICD Part Flash Team 주임 연구원. 인터뷰 내내 보안과 관련돼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어 미안하다는 그는 플래시 라이트로 휴대폰에 내장돼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는 목소리 좋은 활달한 청년이다. 그는 구글 아이폰보다 훨씬 좋은 폰을 개발한 다음에는 연구원이 아니라 쌩뚱맞게도 정치가가 되고 싶단다. 그런 그가 말하는 플래시 라이트로 휴대폰 플래시 콘텐츠 만드는 법, CS3 플래시 라이트 3.0, 여행, 기타 하고 싶은 일들을 그가 바라던 대로 둥글둥글하게 버무려봤다. 

LG전자에 오기 전까지 어떤 일을 했나? 예전에는 웹 플래시를 했다. 디지털(웹) 에이전시, SK커뮤니케이션즈에 있다가 모바일을 하고 싶어서 LG전자로 옮겨왔다. 하지만 정작 옮겨오니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왔는데 막상 와보니 웹 초창기와 비슷했다. 디바이스 성능과 같은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적었다. 하지만 실제로 작년, 재작년보다 많이 나아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조화로 웹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모바일에서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바일용 콘텐츠를 개발하면서 재미있는 요소란? 지금 일하고 있는 팀에 플래시 개발자가 일곱 명이 있다. 이 사람들 대부분이 웹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다. 웹은 사이클이 굉장히 빠르다 보니 웹에서 사이트가 없어지는 게 채 1년 이내이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는 백 년이 되든, 이백 년이 되든 휴대폰이 남아 있는 경우 내가 개발한 콘텐츠도 같이 남아 있게 돼서 사용 수명이 길다. 더불어 사용자가 단말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내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빈도수도 많아서 매력적인 것 같다. 그래서 웹보다는 성취감이 많이 느껴진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가 쉽게 설명해 달라 단말기에서 탑재되는 플래시 라이트 콘텐츠 중에는 메뉴도 있고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계산기라든지, 지하철 노선도 있는데 이런 휴대폰 콘텐츠에 들어가는 플래시를 개발하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예전엔 이런 것들이 플래시가 아니고 다 비트맵이어서 개발자들이 모듈 쪽에서 일일이 좌표 값을 주고 비트맵 이미지들을 배치 했는데 플래시 라이트로 제작하면서 콘텐츠 제작이 훨씬 간소화 됐다. 휴대폰에서 이런 시도가 얼마 되지 않았다. 한 2년 전부터 시작했고 그때는 플래시 라이트 1.1이 탑재됐다. 플래시 라이트 2.0으로 양산되기 시작한 것은 약 1년 반 전부터다.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나? 자신이 하는 일에 백 퍼센트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더 재밌는 일을 하고 싶고 더 큰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디바이스 성능이나 이통사와 관련된 제한적인 문제가 있어서 만들고 싶은 것들을 못 만드는 경우가 많다. 또 글로벌 정책에 따라 휴대폰 콘텐츠 개발을 내수형과 수출형으로 같이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져 제약은 더욱 많아졌다.

휴대폰 콘텐츠를 개발함에 있어 국내와 해외 간 틀린 점이 있다면? 지금 내가 만들고 있는 3G, GSM은 대부분 유럽 오픈형으로 출시가 된다. 이통사와 상관없이 단말기(휴대폰)만 판매가 되고 SIM이라고 하는 인증 카드를 장착하면 해당 카드 속에 있는 개인정보와 이통사 정보를 이용해 사용이 가능한 방식이다. 또 해외 이통사 사업주는 요구하는 게 국내에 비해 그렇게 많지 않으며 비교적 간단한 애플리케이션을 요구한다. 예를 들면 해외 이통사의 경우는 대기화면에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몇 개만 있으면 되는데 국내 사업자의 경우는 동영상이 가능해야 하고 그 안에서 포탈의 팝업이 돼야 하는 등 국내 사업자가 요구하는 게 몇 배는 더 많고 까다롭다.

모바일 얘길 하면서 구글 아이폰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은데…  회사에서는 내가 구글에 빠져 있는 유저라고 해서 ‘구빠’로 불린다(보안문제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구글이 웹에서도, 모바일에서도 하려고 하는 게 오픈 API이다. 이를 하려는 이유는 다양한 디바이스 및 소프트웨어 환경을 만들어서 기득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미주 이통사 중 하나인 버라이즌은 LG전자의 단말기를 많이 구입하는데 API가 오픈되면 어떤 개발업체든 해당 사업자의 어플리케이션을 모두 제작할 수 있어서 더 이상 버라이즌은 LG전자 단말기가 매력적이지 않게 될 것이다. 앞으로 구글에서 디바이스 분야에 뛰는 그 순간이 이 바닥(모바일)이 진흙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다른 제조사가 선점했던 이통사들도 그 만큼 진입 장벽이 낮아져 우리도 많은 시장을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이런 모습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올 중순이나 말 정도가 되면 좀 가시화가 되지 않을까 싶다.  

업무를 할 때 CS3 많이 사용하나? 2007년 중순까지 Flash MX 2003을 썼고 그 후에 CS3를 썼다. CS3와 관련해서 할 말이 아주 많은데 그 중 주요한 것만 말하자면, 가장 큰 장점은 플래시 라이트 3.0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임베디드 환경(Flash Lite 환경)을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에 2.0으로 제작을 하고 있다. 또, 퍼블리싱 도구인 디바이스 센터럴(Device Central)이 있는데 거기서 대부분의 콘텐츠 조절을 다양하게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개발자 입장에선 너무 무거워서 실제 퍼블리싱을 할 때 굉장히 오래 걸린다. 예전엔 콘트롤+엔터만 하면 1초면 됐던 퍼블리싱이 지금은 몇 배 이상 걸린다. 신속하게 퍼블리싱을 하고 개발 이슈에 맞게 대응을 해야 하는 개발자 입장에선 다소 불만이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CS3에서 그래픽 엔진 및 개발 엔진의 통합 환경이 어느 정도 구축돼 있기 때문에 좋은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간 작업했던 것 중 기억에 가장 많이 남고 의미 있는 것이라면?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모든 작업물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인데 굳이 순위를 두자면 일반폰(키패드)보다는 터치폰인 것 같다. 대부분의 터치폰은 고가이기 때문에 멀티미디어 성능을 일반폰보다는 많이 탑재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기능 구현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존재하고 터치 구현 및 예외 처리 등 많은 개발 조항이 있기 때문에 제작해야 할 부분도 많고 디버깅 건 수도 많다. 그래서 프라다폰 이라든지, 뷰티폰이 다른 폰 작업보다 훨씬 애착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휴대폰 플래시 콘텐츠 담당자로서 터치폰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우리나라 사람들 성격이 굉장히 급한 것 같지만 그 보다 더 앞선 것이 과시욕인 것 같다. 그래서 일반 키패드 폰보다는 신속한 애플리케이션 반응, 키 조작 등의 사용상에 불편이 다소 있긴 하지만 좀 더 화려해 보이고 과시할 수 있는 터치폰을 선호하는 것 같다. 제조사 입장에선 일반폰보다는 터치폰이 부가가치가 더 높다. 그리고 전세계 단말기 추세가 현재 터치폰으로 흐르고 있으므로 당분간은 대세가 되지 않을까 한다.

작업을 위한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 특별히 하는 게 있나? 요즘은 아이디어 도출을 위해서 하는 일보다는 사용자 조사나 통계 같은 것들을 뽑아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한다. 프라다폰, 뷰티폰, 효리폰, 레이저폰 등 어느 정도 인지도 있는 단말기를 주변에서 사용하고 있으면 “사용하기 편하세요?”라고 항상 물어본다. 그런데 사용하기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유는 전에 쓰던 문자입력 방식 또는 기타 사용법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 산출물을 탑재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전에 UI 관점에서 사용성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타사 제품 중 눈 여겨봤던 것은? 전세계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아이폰이 그렇지 않나 싶다. 완벽한 하드웨어 퀄리티와 유려한 소프트웨어 조화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디바이스 중 최고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물론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적으로 버그가 다소 있긴 하지만). 어불성설인데, 국내에서는 아이폰으로 통화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 안에 들어있는 사용성 높은 애플리케이션을 경험하기 위해 연구소 안에 많은 연구원들이 개인적으로 구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전세계 모두가 놀랐다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아이폰과 같은 폰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모바일 개발자 모두 그렇겠지만, 그보다 더 완성도 있는 단말기를 제작하고 싶다.

휴대폰 안에 어떤 기능에 관심이 많은가?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보는 게 대기화면(개발자들은 IDLE이라고 한다)으로 이곳이 사용자들과 가장 많은 교신을 할 수 있고 가장 많이 노출되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뷰티폰이나 프라다폰도 IDLE Widget(대기화면 시계 등)에 높은 비중을 두고 개발을 했다. 그 다음으로는 단말기를 사용하는 주요 목적인 Call 기능이라 할 수 있다. 아마 올해 말 중에는 새로운 개념의 콜 기능을 탑재한 단말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제부터 지금 하는 일에 관심이 있었나? 2001년부터 플래시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이게 행운이었나 보다. 때마침 회사 내에 플래시 개발팀이 만들어졌고 거기서 2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SK커뮤니케이션즈 디자인센터로 이직해 싸이월드와 네이트닷컴 내에 서비스되는 플래시 개발을 담당했었다. 그 후 모바일 플래시에 관심이 생기 LG전자 MC연구소로 오게 됐다.

전공과 잘 맞아 떨어진 경우인가? 전산 전공자들은 JAVA 나 C와 같은 광범위한 적용범위를 가지고 있는 랭귀지를 습득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플래시의 액션스크립트를 조금은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 말 그대로 스크립트이기 때문에 랭귀지로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막상 플래시를 개발해 보면 무비클립 구조라든지 Depth 구조로 인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겠지만 말이다. 디자인 전공자들은 감성에 충실한 작업을 하다 서술적 결론을 요하는 플래시에 액션스크립트가 있기 때문에 애니메이션 플래시 이외에는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듯하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경계가 무너져 디자인을 하시는 분이나 IT 와 전혀 상관없는 통계나 철학을 전공을 한 이들도 많이 있다. 나 같은 경우 전자 전공이어서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주변에서 본인은 어떤 사람으로 알려져 있나? 목소리 크고 활발해서 개발보다 영업을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는 얘길 많이 듣는다. 하지만 화가이신 어머니의 유전적 영향인지 의외로 외골수적이고 감성적인 성향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직업의식이 생활 전반에 많이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 생산을 하면서 수치화하고 연구를 해야 하는 직업 때문인지 하루는 조카들을 데리고 영어에 대한 얘길 하는데 조카들한테 영어실력을 물어보길, “원어민의 영어 실력을 100으로 봤을 때 네 영어 실력이 몇이나 되는 거 같아?” 이렇게 물어본 적도 있다. 나 자신도 믿기지 않을 만큼 웃긴 질문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전과 다르게 감성적인 성향이 없어져간다는 것도 자주 느낀다.

일을 하면서 ‘이것만큼은 지킨다’ 하는 게 있다면? 모델 양산기간에 생기는 버그는 제품 출시 시점에 영향을 미치므로 최대한 빨리 디버깅 반영을 하는 것이 목표이다. 때문에 양산 기간에는 항상 다른 개발실의 플래시 라이트 포팅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을 준비를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구정 아침 때 차례를 지내다가 유럽 현지 연구소에 수정요청을 받고 대응해줬던 기억이 난다. 그런 것들을 맞이하면서 내 생활의 패턴이 그런 쪽으로 맞춰지는 것 같아 안타까웠는데 이제는 여행을 갈 때나 장거리 이동이 있을 경우에는 노트북을 차에 싣고 다니면서 수정요청에 대한 처리를 하곤 한다. 생활의 일부가 된 듯하다.

요즘 유달리 신경 쓰이는 게 있다면? 서른이 넘으면서 휴일을 보내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친구들과 어울려 스키장을 가고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라 식구들과 요리를 만들고 영화를 보고 청소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사먹는 그런 것들이 진정한 휴일을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아이폰보다 더 완성도 높은 폰을 만든 후, 내 꿈인 정치를 꼭 하고 싶다.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길 바라나?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보여지길 바란다. 첨단 시대가 되고 아무리 컴퓨팅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도 어쨌든 이 세상은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그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모나지 않게 둥글둥글하게 살아가고 싶다.

6 Comments

  1. 강군 · March 3rd, 2008

    그래… 둥글둥글 좀 살어 때리지 좀 말고

  2. rixK · March 3rd, 2008

    래군아~
    여기서 그런말 하면 어떻게 햇!
    ( -_-)==@

  3. 하양양 · March 3rd, 2008

    기완다운 인터뷰다. ㅎㅎ
    근데 진짜 정치가 꿈이야?
    어울릴 것 같기도 하고…어울리는 쪽으로 생각해볼께.
    적응기간이 좀 오래 걸리겠다만..케케

  4. rixK · March 3rd, 2008

    도봉갑 준비 중이야.
    한표 꼭 부탁해..ㅋㅋㅋ

  5. 박실장 · March 4th, 2008

    정경유착의 스타트를 먼저 하겠습니다. 냉큼오시오~

  6. rixK · March 4th, 2008

    이런 말들..
    선거 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니 …
    자제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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