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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포장마차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낡은 화장실에서 냄새가 진동을 한다.

물을 내려 봤지만 이전에 누군가가 누었던 소변이 잘 내려가지 않는다.

물을 내려도 뒷마당으로 그대로 흘러가는 구조라 냄새가 없어지지 않을 듯 보인다.

바닥 전체가 모래인데 누군가가 미장을 하려고 했나보다. 덜 굳은 시멘트가 엉켜있고 포장마차 포장이 바람에 펄럭인다.

통로로 들어가니 각각 나누어진 방으로 보이는 공간이 있고 그 안에는 허름한 침대와 아이들의 장난감이 놓여져 있다.

방으로 보이는 곳에 포장마차 포장으로 되어 있고 모래 바닥인데 그 위에 이불과 베게가 떨어져 있다.

통로로 조금 더 들어가니 장판이 깔린 방이 있고 습기로 곰팡이가 피고 장판이 다 벌어져 있다.

다른 쪽 통로를 보니 아이들이 바닥 모래를 만지면 놀고 있다.

아이들 얼굴을 보니 채율이 채이 채움이었다.

다른 방에서는 와이프와 어머니, 이모, 이모부도 모래 바닥에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

거긴 우리 집이었다.

침 다행이다. 참 안스럽다.

저녁을 먹고 채율이랑 채이를 데리고 쌍용마트를 가는 길.

아파트 화단에서 쥐를 본 이야기를 했다. 요즘은 쥐가 많이 없어졌고 아빠 어렸을 때는 쥐가 엄청 많았다. 할머니가 쥐덫을 놓기도 했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채이가 갑자기….

“아빠는 왜 아빠의 아빠 이야기는 안해?”

생각해보니 그 동안 애들에게 할아버지 이야기를 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아~~ 할아버지?”

“어! 왜 할아버지 이야기는 우리한테 안해주고 할머니 이야기만 해?

“아~~ 할아버지가 아빠가 6살 때 돌아가셔서 할아버지 기억이 별로 없어서 그래~~~”

“채우 만할 때? 엄청 슬펐겠다~”

“어~~ 그랬지. 엄청 슬펐지~~ 아빠가 채이보다도 더 어렸을 때 돌아가셨지~~”

“근데~~~ 아빠! 아빠가 없으면 안되잖아~~!”

.

.

참 다행이다.

아이들에게는 그래도 내가 없으면 안되는 존재인가보다.

.

참 안스럽다.

아버지에 빈 자리를 어머니가 다 채워주시느라 힘드셨셌구나.

.

2022년 3월22일 월요일 오후 7시45분

저녁 먹고 쌍용마트 가던 날.

내가 다 갚아낼 수 있을까?

왜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아이들이 다 하길 원했을까?

왜 그렇게 칭얼거리는 아이들을 못견뎌했을까?

왜 그렇게 규칙을 안지키는 아이들을 벌 세웠을까?

왜 그렇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께 신경질을 냈을까?

왜 그렇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와이프에게 잔소리를 했을까?

왜 그렇게 아빠답지 못했을까?

 

그 동안 나는 스스로 아빠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너무 나도 모자란 아빠이고 남편이고 아들이었다.

 

분명 퇴근하고 아빠가 오면 잔소리할 것을 알았을테고 규칙을 안지켰다는 사실을 알면 혼난다는 것도 알았을텐데 퇴근하고 현관에 들어서는 아빠에게 매일 매일 환하게 웃어준 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래도 아빠가 빨리 퇴근하고 오면 좋았는지, 항상 아빠 빨리 오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못나고 부족한 아빠가 뭘 그렇게 좋았을까? 

아이들이 아빠에게 보냈던 그 미소를 내가 살면서 다 갚아낼 수 있을까?

 

정말 정말 너무 너무 미안하고 너무 너무 후회가 되서 소리 지르고 울고 싶다.

 

채율이 채이가 엄마와 자는 모습을 보고 온 2022년 1월4일 새벽 12시 10분.

 

성공 체험

요 며칠, 

우리 큰 딸이 원하는걸 다 해줬더니 점점 표정도 밝아지고 좋아지고 있는 정신상태가 느껴진다.

이것이 바로 아빠의 성공 체험.

2022년은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거 모두 다 해주는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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